바오로딸 보도자료
발터 카스퍼 지음 | 이진수 옮김 | 128*188 | 104쪽 | 7,500원
ISBN 9788933112441 03230 | 2016. 5. 31. 발행
▶ 기획 의도
가정 안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 혹은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삶을 살아가며 교회로부터 멀어져 있는 신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단죄보다는 주님의 자비를 체험하고 다시 교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주겠다는 사목적 배려의 의도가 담겨 있다.
▶ 요약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정’을 주제로 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를 앞두고 열린 추기경 회의에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초대하여 강연을 마련했다. 그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교황은 이 강연을 “무릎 꿇는 겸손한 신학”이라고 했다.
▶ 내용
이제, 더,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2014년 2월 20일과 21일 이틀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대로 열린 추기경단 임시 회의에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이 한 강연을 토대로 구성한 책이다.
‘복음화의 맥락에서 본 가정에 관한 사목적 도전들’이라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주제는 시급한 사목적 질문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복음 자체와 세례 받은 모든 신자가 받은 복음화 사명이라는 토대 위에서 전체적으로 연관성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가정의 상황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답변을 미리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을 자극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강연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도 아니고 시노드Synodos, 곧 교회 전체 공동의syn 길odos의 결과를 미리 제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노드는 교회 전체가 함께 걷는 공동의 길, 곧 서로 경청하고 의견을 나누며 함께 기도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 강연은 주제로 이끄는 서곡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서로 다른 음들이지만 어느 순간에 조화를 이뤄내는 심포니Symphony를 교회에 선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강연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저자는 피력한다.
가정은 가정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는 최선의 전령
책의 구성은 창조질서 안의 가정, 가정 안에 있는 죄의 구조들, 그리스도교 구원계획 안의 가정, 가정교회로서 가정,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의 문제까지 모두 5장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정은 교회를 필요로 하며, 교회 또한 사람들의 삶에 존재하기 위해 가정이 필요하다. 가정교회 없이 교회는 구체적 삶의 현실에서 소외된다. 그래서 교회를 가정교회로 이해하는 것은 교회의 미래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바탕이 되는 것이다. 가정은 가정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는 첫 번째이자 최선의 전령傳令이며, 교회의 길이다.(54-55쪽)
교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파탄에 이른 가정의 증가는 커다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의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고통스럽다. 이 문제를 당사자들의 영성체 허용 문제로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혼인과 가정 사목과 연관된다. 혼인과 가정 사목은 청년 사목에 포함되어야 하며 거기에는 혼인과 가정에 대한 기본적인 교리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에 이어서 부부와 가정에 대한 동반 사목도 거론되어야 한다. 부부와 가정이 위기에 처할 때 동반 사목은 현실성을 얻게 되며, 사목자는 위기에 봉착한 부부나 가정의 치유와 화해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무엇을 위해 교회가 있는가?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이 첫 번째 혼인생활에 실패한 것을 뉘우친다면, 그리고 첫 번째 혼인의 법률상 구속력이 명백히 해결되어 원래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또한 두 번째 혼인인 사회혼에서 발생한 법률상 구속력을 새로이 죄를 짓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지만 온 힘을 다해 신앙인으로서 성실하게 살려고 애쓰면서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키우려 한다면, 그리고 성사를 살아갈 힘의 원천으로 여기며 갈구한다면, 새롭게 방향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 후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베푸는 것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이혼 후 재혼한 이들 가정의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가 성사에 참여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들 또한 고해성사나 성체성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에게도 교회가 여태껏 고수해 온 관행이 비생산적인 것이 되는 것은 아닐까?
만일 어떤 여인이 아무 죄도 없이 이혼당하고 자녀들을 위해―아빠가 필요하므로―재혼을 하였는데, 신앙생활에 모범적이고 자녀들을 그리스도교적으로 키우려고 애쓰는 반면, 신자면서도 종교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는 사람이 재혼을 한 경우, 이 두 가지가 똑같은 상황일까? 이 상황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교회는 민법에 따른 이혼 후 어렵게 홀로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고 동반하며 모든 측면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가정교회가 이를 위해 큰 도움이 되어주고 새로운 둥지에 정착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96쪽)
교회에서는 사목적 현명함과 지혜를 가지고 영적 식별을 할 것을 요구한다. 개별 인격과 개별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각 상황에 따라 세심하게 식별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레시아로 이끄는 도전
교황은 현대의 가정에 대한 시노드 교부(敎父)들의 논의 과정을 돌아보고, 가정이 복합적이며 진지한 연구가 필요한 사안임을 밝히면서 오늘날 가정의 현실과 도전, 교회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교회의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에 관해 ‘사랑의 기쁨’은 파레시아(parrhesia, 진실의 용기, 즉 어려움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더 나은 결말을 위해 진실을 말하는 용기)로 이끄는 도전이다. 즉, 대담하고, 두려움 없이 가정에 관해 대화하라”고 초대한다.
바로 이 부분, 파레시아로 이끄는 도전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리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가정에 관한 주교 시노드에서 교리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지닌 많은 추기경에게 중요하게 제기될 문제들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곧 『가정에 관한 복음』은 파레시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내야 할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88쪽 참조)
이 강연 내용은 여러 해에 걸쳐 사목자들과 혼인이나 가정 문제 상담가들, 그리고 그런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부부, 가족과 가진 대화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속 시원한 처방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능한 한 공감 가는 해결책을 이끌어 내려면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
앞으로 열릴 주교 시노드가 성령의 이끄심으로 모든 가능한 관점들을 신중히 검토하여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는 좋은 길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사람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문을 조금이라도 더 열어야 하고, 적어도 수많은 진심 어린 그리스도인들의 희망과 질문, 그리고 고통과 눈물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신호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발터 카스퍼 추기경이 말하는 이 강연의 핵심이요 논지다.
▶ 주제 분류: 묵상, 강론, 교회 문헌
▶ 대상: 사목자, 가정 사목 담당자, 교회의 가르침이 세상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신자, 회칙 <사랑의 기쁨>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이들
▶ 키워드(주제어): 교황 프란치스코, 주교 시노드, 추기경회의, 파레시아, 진실의 용기, 가정,
이혼, 재혼, 복음, 구원 계획, 가정교회, 성사 참여, 영적 식별, 삶의 행복, 교회 쇄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인간의 구원자>에서 하신 “인간은 교회의 길이다”라는 말을 바꿔 “가정은 교회의 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은 가정 안에서 태어나고 가정이라는 모태에서 자라나 세상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인류 역사의 모든 문명에서 가정은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생을 마감하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입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도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습니다. 14-15쪽
도대체 복음이 무엇입니까? 복음은 율법이나 법전이 아닙니다. 복음은 삶의 빛이자 힘이며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복음은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요구한 바를 선사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따르면, 새 계약의 율법은 기록된 율법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통해 주어지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가슴에 살아 움직이는 영 없는 복음의 문자는 죽은 율법일 뿐입니다. 가정에 관한 복음은 멍에가 아니라 믿음의 선물로서 가정생활의 빛이자 힘입니다. 17쪽
하느님은 걸으시는 분입니다. 구원 역사에서 하느님은 늘 우리와 함께 걸으셨습니다. 교회 또한 자신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오늘날의 교회도 우리 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그 길을 계속 가야 합니다. 교회는 어느 누구에게도 신앙을 강요하지 않고 다만 신앙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 주는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복음은 오직 그 내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확신을 줄 뿐입니다. 19쪽
가정은 개인을 위한 인격 공동체만은 아닙니다. 가정은 사회 공동체의 기초 세포이자 생명 세포입니다. 가정은 인성의 학교이면서 사회 공동체의 생존과 발전에 필수적인 사회적 덕을 위한 학교입니다. 가정은 사랑의 문명이 생겨나고 사회 공동체가 인간답고 인격화되는 데 바탕이 되는 곳입니다. 30쪽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만 야전 병원이 아닙니다. 가정 또한 많은 상처를 싸매주고 눈물을 닦아주며 끊임없이 화해와 평화를 모색해야 하는 야전병원과 같습니다. 35쪽
가정교회는 교회 안의 작은 교회, 곧 보편교회 안의 작은 교회입니다. 가정교회는 교회를 일상에서 구현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주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51쪽
우리는 사람들이 가정 안에서 말과 행동으로 삶의 행복을 찾고 다른 가정에게 그러한 행복을 증거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합니다. 가정을 가정교회로 이해하고, 새로운 복음화와 교회 쇄신을 위한 우선적인 길이 되게 해야 합니다. 교회는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들과 함께 하느님을 향해 걸어가는 길 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69-70쪽
목차
일러두기 및 약어표
들어가는 말
가정에 관한 복음 새롭게 발견하기
1. 창조질서 안의 가정
2. 가정 안에 있는 죄의 구조들
3. 그리스도교 구원계획 안의 가정
4. 가정교회로서 가정
5.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의 문제
나가는 말
성가정에 드리는 기도
첨부 1: 포괄적 신앙 / 첨부 2: 초대교회의 관행
강연을 마치며
후기 |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주註
지은이_ 발터 카스퍼 추기경
1957년 로텐부르크 주교좌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고 1964년부터 1989년까지 뮌스터 · 튀빙겐 대학교 교의 신학 교수를 역임했다.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독일 로텐부르크-슈투트가르트 교구장을 지냈으며 1999년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었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되어 2010년까지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으로 재직했으며, 교황청 신앙교리성과 종교간대화평의회 등의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과 가장 잘 맞는 신학자로 알려져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신론과 삼위일체론』, 『일치의 성사: 성체성사와 교회』,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자비』 등이 번역되어 있다.
옮긴이_ 이진수 신부
2001년 6월 마산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 Karl-Franzens Universität)에서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 대한 성서신학 주제로 석사 학위(2001), 마카베오 4서와 요한묵시록에 대한 비교 논문으로 ‘신구약중간사’ 분야 박사 학위(2004)를 취득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의신학 및 성서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나자렛 예수 2』(바오로딸, 2012)와 『베네딕토 16세 기도(하느님과 대화하는 기술)』(바오로딸, 2014)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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